2025. 4. 23. 09:45ㆍ대한검정회한자익히기
고전우화 해설 – 「禦眠楯(어면순)」 :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자

◎ 원문 및 독음과 해석
群鼠會話曰
군서 회화왈
쥐들이 모여 의논하며 말하기를,
吾等穿庾棲廩,生活可潤,所懼獨貓而已。
오등 천유 서름, 생활 가윤, 소구 독묘이이.
우리는 곳간과 헛간을 뚫고 살아가며 삶이 넉넉하나, 오직 고양이 하나만이 두려울 뿐이다.
有一鼠言曰:貓項若懸鈴子,庶得聞聲而遁死矣。
유일서 언왈: 묘항 약 현 령자, 서득 문성 이 둔사의.
한 마리 쥐가 말하였다. "고양이의 목에 방울을 단다면, 소리를 듣고 도망쳐 죽음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群鼠喜躍曰:子言是矣!吾何所怕耶?
군서 희약왈: 자언 시의! 오 하소파야?
무리의 쥐들이 기뻐하며 말하였다. "그대 말이 옳도다! 우리가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
有大鼠徐言曰:是則是矣,然貓項誰能為我懸鈴耶?
유대서 서언왈: 시즉시의, 연 묘항 수능 위아 현령야?
그러자 한 늙은 쥐가 천천히 말하였다. "옳긴 옳지만, 고양이 목에 누가 나서서 방울을 달 수 있겠는가?"
群鼠愕然。
군서 악연.
쥐들은 모두 놀라 침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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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휘 풀이
群鼠(군서): 무리 지은 쥐들. '群'은 무리, '鼠'는 쥐.
穿(천): 뚫다. 구멍을 내다. 부수는 穴(구멍 혈).
庾(유): 창고.
棲(서): 깃들다. 부수는 木.
廩(름): 곳간. 곡식 저장 창고.
潤(윤): 윤택하다. 삶이 넉넉하다는 의미.
所懼(소구): 두려워하는 바.
獨貓(독묘): 단 하나의 고양이.
懸(현): 매달다. 부수는 心.
鈴子(령자): 방울. '鈴'은 쇠 방울, '子'는 접미사.
庶得(서득): 바라건대 얻다.
聞聲(문성): 소리를 듣다.
遁死(둔사): 도망쳐 죽음을 피하다.
喜躍(희약): 기뻐 뛰다.
是矣(시의): 옳도다.
徐言(서언): 천천히 말하다.
愕然(악연): 깜짝 놀라 멍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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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전 및 배경
이 이야기는 고대 중국 우화 모음 「禦眠楯(어면순)」에서 전해지며, 이솝우화의 'Belling the Cat'과 같은 구조를 갖습니다. 고대나 현대나, 아이디어는 누구나 내지만, 실천할 사람은 적다는 교훈을 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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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성어
1. 懸鈴之鼠(현령지서)
“방울을 달자고 말하는 쥐”
좋은 의견은 내지만 실행은 못하는 사람을 뜻함.
2. 紙上談兵(지상담병)
종이 위에서만 병법을 논하다 → 실행력 없는 이론
3. 說而不做(설이불조)
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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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적 해석
오늘날 직장이나 정치, 회의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는 많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진짜 실천가는 드뭅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자’는 말은 지금도 회의실이나 프로젝트 팀 안에서 자주 인용될 수 있는 풍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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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
> “방울을 다는 쥐는 누가 될 것인가?”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몸을 움직이고 위험을 감수할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고전 속 쥐들의 회의는 지금 우리의 모습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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