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검정회 2급 한시 3탄 - 花石亭(화석정)

2024. 11. 19. 22:28대한검정회한자익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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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石亭(화석정)

林亭秋已晩하니 騷客意無窮이라.

遠水連天碧이요 霜楓向日紅이라.

山吐孤輪月이요 江含萬里風이라.

塞鴻何處去오 聲斷暮雲中이라

숲 속 정자는 가을이 이미 깊었으니, 방랑 시인의 마음은 끝이 없네.
멀리 흐르는 물은 하늘과 맞닿아 푸르고, 서리 맞은 단풍은 햇빛을 받아 붉도다.
산은 외로운 둥근 달을 내뿜고, 강은 만 리의 바람을 품었네.
변방의 기러기는 어디로 날아가는가, 소리는 저녁 구름 속에서 끊기네.


2. 출전 및 저자

이 시는 율곡(栗谷)이 8세에 파주에 있는 화석정에 올라 지은 시이다.

신독재(愼獨齋) 김집(金集)이 쓴 「문성공율곡이선생묘지명(文成公栗谷李先生墓誌銘)」에는 다음과 같이 이 시와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가정 병신년(1536) 12월 26일에 강릉(江陵) 북평리(北坪里)에서 선생을 낳았다. 신 씨의 꿈에 검은 용이 바다에서 침실로 날아들었는데, 조금 후에 선생이 태어났기 때문에 어려서는 자를 현룡이라 하였다. 선생은 우선 생긴 바탕이 보통과는 달랐고, 말을 하자마자 곧 문자(文字)를 알았다. 그리하여 나이 3세 때 석류를 보고는 즉석에서, ‘쪼개면 분홍색 진주가 나온다’는 시구를 지었다. 또 5세 때는 신 부인이 병을 심하게 앓자 몰래 사당에 들어가 빌었다. 언젠가는 누가 물을 건너다가 넘어지자 보는 사람들 모두가 손뼉을 치며 웃었지만 선생은 유독 걱정스러운 얼굴로 지켜보다가 그 사람이 건너고 난 후에야 한시름을 돌렸다. 이처럼 어버이에 대한 효성과 남을 사랑하는 마음은 바로 타고난 것이었다.

7세에 「진복창전」을 지었는데, 그 줄거리를 보면, ‘군자(君子)는 덕(德)이 자기에게 충만해 있기 때문에 항상 너그럽고 여유가 있으며, 소인(小人)은 속에 야심을 품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근심과 불만 속에 빠져 있는 법이다. 그런데 지금 복창은 근심과 불만의 얼굴을 하고 있으니, 만약 저러한 사람이 어느 날 제 마음대로 하게 된다면 뒷날 근심거리가 어찌 끝이 있겠는가?’라는 내용이었다. 그 후 복창은 과연 사화(士禍)의 매파 역할을 하였다.

8세 때 화석정에다 쓴 시에, ‘산은 외로운 보름달을 토해놓고, 강은 만 리의 바람을 머금었다’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당시 입에서 입으로 전송되기도 했다(以嘉靖丙申十二月二十六日(이가정병신십이월이십륙일) 生先生于江陵北坪里(생선생우강릉북평리) 申氏夢黑龍自大海騰入寢室(신씨몽흑룡자대해등입침실) 俄而先生生(아이선생생) 故小字見龍(고소자견룡) 姿相異常(자상이상) 能言便知文字(능언편지문자) 三歲(삼세) 見石榴(견석류) 卽誦碎紅珠之句(즉송쇄홍주지구) 五歲(오세) 申夫人疾亟(신부인질극) 潛禱于祠堂(잠도우사당) 嘗見人渡水顚仆(상견인도수전부) 人皆拍笑(인개박소) 先生獨憂形於色(선생독우형어색) 其人獲免乃已(기인획면내이) 其孝親愛物之心(기효친애물지심) 天性然也(천성연야) 七歲(칠세)

作陳復昌傳(작진부창전) 略曰(약왈) 君子德充於已(군자덕충어이) 故坦蕩蕩(고탄탕탕) 小人荏藏乎內(소인임장호내) 故長戚戚(고장척척) 今復昌常有戚戚之容(금부창상유척척지용) 使斯人得志(사사인득지) 異日爲患(이일위환) 庸有極乎(용유극호) 後復昌果爲士林禍媒(후부창과위사림화매) 八歲(팔세) 題詩花石亭(제시화석정) 有山吐孤輪月(유산토고륜월) 江含萬里風之句(강함만리풍지구) 一時膾炙(일시회자)).”

그리고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이 지은 율곡의 「행장(行狀)」에도, “8세에 스승에게 나아가 글을 배워 학업이 날로 향상되었다. 일찍이 화석정(花石亭)에 올라가 시를 지었는데, 그 격조가 혼성(渾成)하여 시율(詩律)에 능숙한 사람이라도 따를 수 없었다(八歲就外傅(팔세취외부) 業日進(업일진) 嘗題詩花石亭(상제시화석정) 調格渾成(조격혼성) 雖老於詩律者(수로어시율자) 有不能及也(유불능급야)).”라 하여, 이 시에 대한 평을 남기고 있다.

〈주석〉
〖騷客(소객)〗 시인. 〖含〗 머금다 함, 〖塞(새)〗 한(寒)으로 된 본도 있음.

출전 "[네이버 지식백과] 「화석정」 이이1) [花石亭 李珥] (조선시대 한시읽기(上), 2010. 10. 8., 원주용)"

3. 형식

형식: 五言律詩(韻字:2-, 4-, 6-, 8-)

4. 한자 풀이

한자 부수 총획 훈음 활용한자어
8 숲 림 산림(山林), 수림(樹林)
9 정자 정 정자(亭子), 정려(亭閭)
9 가을 추 추풍(秋風), 만추(晩秋)
11 늦을 만 만추(晩秋), 만년(晩年)
18 시끄러울 소 소객(騷客), 소동(騷動)
9 손 객 객사(客舍), 객지(客地)
13 뜻 의 의향(意向), 의도(意圖)
12 없을 무 무명(無名), 무한(無限)
15 다할 궁 궁극(窮極), 빈궁(貧窮)
13 멀 원 원경(遠景), 영원(永遠)
4 물 수 수로(水路), 대수(大水)
14 잇닿을 연 연속(連續), 연대(連帶)
4 하늘 천 천지(天地), 천고(天高)
14 푸를 벽 벽옥(碧玉), 벽수(碧水)
17 서리 상 상강(霜降), 초상(初霜)
13 단풍나무 풍 단풍(丹楓), 풍엽(楓葉)
6 향할 향 향상(向上), 향후(向後)
4 날 일 일출(日出), 주일(週日)
9 붉을 홍 홍색(紅色), 혁홍(赫紅)

5. 시의 구조 및 감상

  • 구조:
    1. 1·2구: 가을 정자와 시인의 끝없는 사유
    2. 3·4구: 자연 풍경의 구체적인 묘사 (강과 산, 단풍과 물)
    3. 5·6구: 달과 바람을 통한 정서적 울림
    4. 7·8구: 기러기와 구름을 통해 슬픔과 고독감 표출
  • 감상 포인트:
    • 자연과 인간의 감정을 결합하여, 독자로 하여금 시인의 정서를 공감하게 만든다.
    • 강렬한 색채 대비(碧과 紅)와 동적인 이미지(달과 바람)로 풍경의 생동감을 극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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