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검정회 대사범 – 《공사견문록(公私見聞錄)》 속 이상의(李尙毅) 이야기에서 배우는 삶의 태도

2025. 4. 25. 09:54대한검정회한자익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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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해서인가? 강제인가?

쉽지 않은 길이다

아래 글을 읽고 나의 자만을 반성한다.



매일 울리는 작은 종소리, 나를 다스리는 마음의 훈련

– 《공사견문록(公私見聞錄)》 속 이상의(李尙毅) 이야기에서 배우는 삶의 태도

1. 출전: 『공사견문록(公私見聞錄)』이란?


『공사견문록』은 조선 후기 학자인 "정재륜(鄭載崙)"이 남긴 책으로,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공적‧사적인 일화들을 기록한 일종의 회고록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후대에 전할 만한 인물들의 삶의 자세나 교훈적인 사건들을 담아 지식인 사회에 던지는 성찰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2. 인물 설명: 이상의(李尙毅)


이상의(李尙毅, 1623~1690)는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본관은 전의(全義), 자는 공도(公度)입니다. 학문이 깊고 기개가 높았으며, 인조 때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습니다. 후에는 경상도관찰사, 대사간 등을 역임했으며, 그 인품과 행실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었습니다. 특히 젊은 시절 경박함을 고치려 자율적으로 수행했던 일화는 오랫동안 회자되었습니다.


3. 원문, 독음과 해석

原文

李尙毅가 兒時에 性甚輕率하여 坐不耐久하고 言輒妄發이라
父母憂之하여 頻有責言할새
公이 佩小鈴以自戒라
每聞鈴聲에 猛加警飭하고
出入坐臥에 未嘗捨鈴이러니
今日減一分하고 明日減一分하여
及至中年之後하여는 渾然天成하니
後人之戒輕薄子弟者는 必擧李公하여 以為則云이러라

讀音

이상의가 아시에 성심경솔하여 좌불내구하고 언첩망발이라
부모우지하여 빈유책언할새
공이 패소령이자계라
매문령성에 맹가경칙하고
출입좌와에 미상사령이러니
금일감일분하고 명일감일분하여
급지중년지후하여는 혼연천성하니
후인지계경박자제자는 필거이공하여 이위즉운이러라

해석

이상의는 어릴 적에 성격이 매우 경솔하여 오래 앉아 있지도 못하고, 말도 자주 함부로 하였습니다.
부모님께서 이를 걱정하여 자주 꾸짖으시니,
공(이상의)은 스스로를 경계하고자 작은 방울을 허리에 차고 다녔습니다.
그 방울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경계하는 노력을 더했으며,
외출하거나 들어오거나 앉거나 눕는 순간에도 결코 방울을 떼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오늘은 한 번 경솔함이 줄고, 내일은 또 한 번 줄어들어,
중년에 이르러서는 경계하지 않아도 완전히 자연스럽게 됐습니다.
그 뒤로 경박한 자제를 훈계하려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 공(이상의)을 들어 본보기로 삼았다고 합니다.


4. 전고·한자어 및 성어 설명


佩小鈴以自戒
→ '작은 방울을 차고 자신을 경계했다'는 구절은 이후 스스로 수양하는 사람의 상징으로 종종 인용됨.

猛加警飭(맹가경칙)
→ ‘더욱 강하게 스스로를 경계하고 단속함’.
警(경): 깨우치다 / 飭(칙): 단속하다, 엄격하게 하다.

渾然天成(혼연천성)
→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상태’.
원래 성어로는 자연의 조화처럼 완성된 예술이나 인격을 비유하는 말로, ‘수양의 정점’을 의미함.


5. 주요 한자 훈음·부수 및 뜻풀이


兒(아이 아)
부수: 儿(어진사람) / 어린아이를 뜻함.

輕(가벼울 경)
부수: 車(수레 차) / 행동이 경솔하다.

妄(망령될 망)
부수: 女(여자 여) / 제멋대로이다, 허튼짓.

警(깨우칠 경)
부수: 言(말씀 언) / 말로써 깨우치다.

飭(단속할 칙)
부수: 食(밥 식) / 엄하게 다스리다, 경계하다.

鈴(방울 령)
부수: 金(쇠 금) / 쇠로 된 방울. 경계용 물건.

戒(경계할 계)
부수: 戈(창 과) / 무기로부터 스스로를 지킴. 조심하다.


6. 해설: ‘자기 수양’은 결심보다 ‘작은 습관’에서 시작된다


이상의의 일화는 단순한 옛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는 말이 많고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을 고치기 위해 작은 방울을 이용해 늘 자신을 의식했습니다.
이처럼 ‘오늘은 한 번’, ‘내일은 또 한 번’이라는 끈기 있는 반복은 어느새 자연스럽게 경솔함을 극복한 성품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사람은 완벽해서 존경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고치려는 자세 때문에 귀감이 되는 것입니다.


7. 현대적 적용: ‘디지털 종소리’로 나를 다잡기


오늘날의 우리는 종이 아닌 스마트폰 알람, 작은 메모, 앱 알림으로 자신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가령, "말을 줄이자", "3분만 가만히 명상하자", "SNS에 즉흥 댓글 달지 말자" 같은 알림은
작지만 꾸준히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는 ‘현대판 작은 방울’이 될 수 있습니다.


8. 마무리: 현대인에게 건네는 조용한 당부


마음이 들뜨고 생각이 산만할 때마다,
이상의가 허리에 찼던 ‘작은 방울’을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그는 늘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지금 이 말이, 지금 이 행동이 과연 옳은가?”

오늘 하루, 마음속에 작은 방울 하나를 매어 봅시다.
어쩌면 내일의 나는 오늘보다 한층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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